150일의 유럽 장기여행 시작을 핀란드로 정한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 마침 12월로 산타의 고장, 핀란드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마켓에 방문하기 전 의외의 복병이 있는데 그건 다름 아닌 길이었다.
헬싱키 거리를 걷는건, 오지여행 보다 더 힘들었다
헬싱키 중앙역에서 숙소까지 이동하는 그 짧은 시간이 이토록 힘들 줄 상상도 못 했다. 내가 태어나 자란 서울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슨 말인가 하면, 제설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도로는 양호한데 인도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제설작업은 하는데, 눈이 자주 내려 그사이에 쌓인 걸까?" 그러나 눈 상태를 보면 그건 아닌 듯하다.
캐리어 바퀴는 눈에 파묻혀 움직이질 않고 무엇보다 바닥이 미끄러워 몇번이고 넘어질 위기에 처했다. 핀란드인은 나름의 걷는 노하우가 있을까? 관찰을 하니 이들도 마찬가지다. 모두 엉금엉금 기어간다.
이런 일로 지치니 맥주가 생각이 난다. 미리 알아보고 방문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혹시라도 술을 판매하는 시간이 따로 있을까 봐 작은 마트에 들러 캔맥주를 샀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로 결제를 했는데 이제는 어떤 카드를 메인으로 사용할지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호텔 아르퀴르(Hotel Arthur)'를 1박에 10만 원으로 예약했는데 비싼 헬싱키의 호텔 중에서 그나마 저렴한 가격에 속해 이곳으로 정했다. 사실 잠자리에 예민하지 않고, 혼자 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가격을 늘 우선시한다.
유럽 수동식 엘리베이터 첫 경험
호텔 체크인을 하고 뜻밖의 낯선 환경에 놓인다. 호텔 엘리베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엘레베이터 사용법을 모르다니? 버튼을 누르고 한참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
직원에게 물으니 웃으며 엘레베이터 문을 손으로 민다. 구석에 작은 글씨로 'Psuh'라고 쓰인 게 이제야 보인다. 알고 보니 수동이었던 것이다. 앞으로 유럽여행을 이어하며 수동 엘리베이터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아마도 오래된 건물이 많아 그런 듯하다. 이 또한 흥미롭다.
짐을 풀고 맥주부터 마신다. 빙판길과 다름없는 인도를 걸어오니 몸이 만신창이가 된 느낌이다. 하지만 흐르는 시간이 아까워 샤워를 금방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다음 이야기
'체피디 세계여행 > 유럽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 핀란드 헬싱키 여행은 어떤 느낌? (0) | 2024.05.19 |
---|---|
핀란드 헬싱키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하기 (0) | 2024.05.17 |
핀란드 헬싱키 반타 공항, 편도로 입국한 나의 운명은? (0) | 2024.05.16 |
카타르 도하에서 핀란드 헬싱키까지 (0) | 2024.05.16 |
12월에 떠난 핀란드 헬싱키 (0) | 2024.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