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유럽 대부분 나라에서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 핀란드 헬싱키에서 인생 첫 경험을 갖는다. 산타의 고장으로 알려진 곳이라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른데, 유럽 여행의 첫 코스를 핀란드로 정한 이유기도 하다.
헬싱키 크리스마스 마켓은 헬싱키 대성당 광장 앞에서
구글맵으로 헬싱키 대성당(Helsingin tuomiokirkko)부터 찾는다. 이곳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데, 호텔 밖을 나서 넉넉히 30분쯤 걸으면 갈 수 있다. 많은 헬싱키 시민들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기에 그들을 따라
쉽게 갈 수 있었다. 헬싱키 시내 곳곳을 둘러보며 특히 트램을 보니 새삼 첫 유럽 방문이 실감 난다.
그렇게 헬싱키 대성당 앞에 도착했다. 우선 계단을 올라 성당을 등지고 광장을 한눈에 담으며 풍경을 눈으로 담는다. 나와 같은 여행자는 연신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다시 계단을 내려가니 기념품과 다양한 음식을 파는 상점이 즐비하다. 또한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도 보인다. 우리의 축제와 비교하면 판매하는 물품이 다양한 건 아니다. 그러나 이걸 비판적으로 말하면 테마가 잡혀있지 않는 만물상 느낌이고, 이곳은 확실히 크리스마스에 맞춘 테마로 보인다. 거의 대부분의 방문자가 가족단위로, '서울에서는 크리스마스는 술을 마시고 취하는 날'이라며 혼자 피식 거린다.
어쨌든 이렇다보니 딱히 살만한 물건은 보이지 않는다. 치즈를 사다가 먹을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대장장이가 만든 식기를 구입하자니 앞으로 있을 긴 여행에 들고 다닐 자신이 없다. 그럼에도 뭐라도 좀 먹고 싶었는데 초콜릿과 캔디류는 왠지 손이 가지 않았다. 아직 핀란드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기에 첫 시작을 그것으로 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뱅쇼 한 잔을 마신 걸로 이곳에 방문한 나름의 인증을 한다.
조금은 심심한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그게 싫다는 뜻은 아니다. 이게 오히려 정상이고 당연한 것이라 본다. 혼자인 내게 약간의 외로움이 스밀 정도로 가족적인 분위기다. 언젠가 가정을 꾸리면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단 생각마저 들었다.
충분히 구경 후 호텔로 바로 향하지 않고 시내 구경을 더 했다.
거리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이란과 관련한 시위를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거리보다 나는 왜 자꾸 트램에 눈길이 가는지 모르겠다. 우리와 다른 건축물을 배경으로 이동하는 트램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한가지 안타까운 건 식당 방문을 하지 못했다. 한 곳에 들어갔지만 예약손님만 받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기에 그럴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대신 내가 택한 곳은 대형마트로 이곳을 구경하는 것 또한 나름의 재미가 있다. 술과 샐러드, 그리고 조리된 파스타와 고기 몇 점을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몸에 약간의 오한이 돌며 피로가 급히 밀려든다. 서울을 출발해 거의 하루만에 헬싱키에 도착한 셈이니 그럴 만도 하다.
(다음날은 드론을 갖고 헬싱키 시내를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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