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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피디 세계여행/유럽여행기

12월. 핀란드 헬싱키 여행은 어떤 느낌?

by 체피디 2024.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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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헬싱키의 상징 중 하나인 헬싱키 항구의 스카이 휠(SkyWheel Helsinki)을 방문하려 한다. 그런데? 너무 춥다. 

투숙 첫날차 방을 개판으로 만든 나의 능력

 

핀란드, 그리고 유럽에서 첫 조식
40대의 셀카

핀란드, 유럽에서 첫 조식.

굿모닝. 유럽에서 첫 조식이니 이것도 나름 기념이겠지? 그러나 구성이 낯설지 않아 되려 심심했다. 서양식 아침식사는 '컨티넨탈 브렉퍼스트'와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그리고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로 나뉘는데, 더는 생소하지 않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구성이다. 아무래도 영국식 아침식사가 전 세계 호텔 조식의 표준이다 보니 그럴 것이다. 사실 삭힌 생선과 같은 특이한 음식을 은근히 기대했다. 

 

아참! 물론 맛없다는 뜻이 아니다. 점심을 걸러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많이 담아 먹었다. 조식을 회식처럼 먹었다. 다만 빵과 치즈를 제외한 핀란드 전통음식을 기대한 것뿐이다. 

 

사전 조사를 하고 오지 않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데 식사를 마치고 방에서 잠시 거드름을 피우다가 가방을 메고 나온 시간이 오전 10시. 그런데 여전히 해는 뜨지 않고 어둡기만 하다. 시계를 몇 번이고 봤는지 모르겠다. 나의 생체리듬은 오전인데 눈으로 담고 있는 환경은 여전히 밤이다. 

 

이건 극야현상이다. 겨울에 밤이 길고 낮이 짧은 걸 말한다. 조사해 보니 핀란드인은 계절성 정서장애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다시금 핀란드 출신 뮤지션의 음울한 기운을 가득 담은 음악이 떠오른다. "아 이래서 그랬구나..."

 

이런 환경에 처음 놓인 나는 그저 신기하고 훗날 이야깃거리가 될 거라 가볍게 넘겼지만, 미리 말하자면 이 분위기에 금방 지쳐 여행 내내 우울한 감성에 놓여 한동안 고통을 받는 지경에 이른다. (농담이 아니다)

 

스카이 휠까지는 도보로 20분. 그러나 이동하는데 한시간이 걸린 이유는, 역시 유럽이 처음이라 흔한 관공서 건물도 신기하고 Zara나 Nike 등이 입점한 건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이 모든 게 멋져 보였기 때문이다.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리기도 했고, 앞서 말했듯 인도가 얼어붙은 눈으로 엉망진창이라 걷는데 속도를 내기도 힘들었다.

헬싱키 시내의 풍경
멀리 헬싱키 스카이 휠이 보인다
무언지는 몰라도 기념물로 보여 일단 사진에 담고 본다

헬싱키 항구와 스카이 휠.

이곳은 낯이 익는다. 지난 밤 핀란드 관련 다큐를 봤기 때문이다. 다만 스카이 휠은 운행을 안 하는 건지 멀리서 봐도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가던 길을 멈추고 항구 주위를 걸었다. 핀란드를 항구도시라 부르는데 곳곳에 대형 선박도 보인다. 며칠 후 배를 타고 에스토니아에 가기 때문에 더 눈여겨봤다.

 

항구를 찾은 이유는 또 있다. 서울에서부터 일부로 챙겨 온 드론을 날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여행을 위해 준비한 물품이라면 '드론'이 유일하다 할 수 있다. 영상과 사진 촬영이 취미라 자연스럽게 드론에 관심을 갖게 됐고 유튜브도 운영해보고 싶어 DJI 제품을 구입했다. 그러나 서울에서 드론을 연습한 건 단 한차례일 뿐. "부디 추락만 하지 말아라" 주절거리며 드론을 띄운다.

 

반드시 남겨야 할 말은 분명 드론 어플은 이곳이 비행가능 지역이라 안내했는데, 촬영을 끝내고 주위를 걸으니 비행금지 구역이란 안내판이 보인다. 더욱 놀라운 건 근처에 핀란드 대통령 궁이 있었다. 입구를 지키는 군인? 혹은 경찰로 보이는 인력이 한 명만 있기에 관공서쯤 되는 줄 알았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드론을 용산의 대통령실 위로 한가롭게 띄운 것 아닌가. 

 

"내가 미쳤구나" 싶지만 놀라울 정도로 대통령 궁 주위는 한가했다. 그 옆은 무려 대법원이다. 한국과 이 풍경을 비교하니 할 말이 없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거나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다는 생각에 훗날 영상 편집에 대통령궁은 모자이크 처리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 

 

항구 주위에 포장마차처럼 생긴 곳이 보인다. 무얼 파는지는 모르지만 몸이 나도 모르게 그곳으로 향한다.

 

헬싱키 항구에서 담은 나의 뒷모습
헬싱키 항구, 드론으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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