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항구에 포장마차와 비슷한 곳이 있다. 기념품과 음식을 팔기도 하는데 그중 'Vendace'란 낯선 이름의 음식이 눈에 띄어 고민 없이 먹고 가기로 한다.
드론을 겨우 5분 남짓 띄워 촬영을 했을까? 도저히 손이 시려 컨트롤을 할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12월에 핀란드를 방문한 건 무모한 짓이 맞다. 그럼에도 나는 긍정적이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술자리에서 재밌는 이야깃거리가 늘어난 셈이니까. "겨울에 동남아를 간다고? 나는 북유럽을 갔는데 어?!, 거기서 내가 다 했어 마"
역시나 길바닥은 눈길로 엉망진창이고 추위에 몸을 피할 곳을 찾던 찰나 길거리 음식을 파는 곳이 보여 들어간다. 피시앤칩스 같은 익숙한 음식을 뒤로 하고 처음 보는 Vendace를 주문했다. 영어로 '벤데치'라 발음하고, 핀란드어로 '무이꾸'라 부르는 핀란드 전통음식이다.
나는 Meal로 주문을 했는데, 14유로 우리 돈 2만 원이 넘고 거기에 맥주까지 시키니 순식간에 3만 원의 돈이 날라간다. 그럼에도 거의 처음 핀란드 전통음식을 경험하는 순간이기에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든다.
보기에는 멸치처럼 생겼지만 검색을 해보니 '흰 송어'라고 나온다. 맛은 생긴거랑 크게 다를 바 없다. 입맛이 까다로운 편은 아니나 이건 비릿 그 자체다. 그럼에도 단백질과 오메가 3 보충이라며 꾸역꾸역 먹어댔다. 하지만 점점 포크가 생선보다 채소로 향하는 건 기분 탓이지? 아무튼 주위를 둘러보니 현지인은 한 명도 없고 모두가 나와 같은 여행자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왔다는 가족무리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즐겼다. 이들 중 한명이 내 인스타그램을 물어 서로 친구를 맺었다. 훗날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면 자신에게 꼭 연락을 달라고 말한다. 하여간 어딜 가든 나는 아시안 브라더들을 보면 괜히 반갑다.
'체피디 세계여행 > 유럽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힘겨운 핀란드에서 에스토니아까지 여정 (0) | 2024.06.10 |
---|---|
핀란드 헬싱키 하면 떠오른 이곳?! 헤비메탈 펍 방문기 (0) | 2024.06.01 |
12월. 핀란드 헬싱키 여행은 어떤 느낌? (0) | 2024.05.19 |
핀란드 헬싱키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하기 (0) | 2024.05.17 |
난감한 헬싱키 겨울여행, 제설작업 안해요? (0) | 2024.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