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넷 촬영지를 가다
에스토니아 탈린의 올드타운에만 있어도 아쉬울 게 없을 만큼 여행의 만족을 느끼지만 오늘은 조금 색다른 곳을 가보려 한다.
내가 방문할 곳은 영화 '테넷(Tenet)'의 촬영지인 '린나홀(Linna Hall)'로 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광팬이고 이 영화를 몇 번이나 다시 봤는지 모른다. 영화 내용이 어려워 그런 것인데 덕분에 촬영지를 눈여겨보게 됐다.
<테넷>의 주요 촬영지는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마침 이곳을 여행중이기에 기꺼이 북유럽의 겨울바람을 뚫고 린나홀을 향해 걷는다.
린나홀은 올드타운에서 도보로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말이 30분이지 실제 소요된 시간은 그 이상이다. 느긋하게 산책하듯 길을 나섰지만 역시 12월의 북유럽은 쉽지 않다. 롱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소용없다.
더군다나 린나홀은 바닷가에 위치해 있는데 가까워질수록 바닷바람이 강하게 몰아친다. 살며 처음 겪는 차가운 바람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인생에서 이런 추위는 겪어본 적 없다. 춥다 못해 칼에 베인 듯 통증을 느꼈다. 그러다가 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느낌까지 들었다.
오죽하면 다시 호텔로 돌아가 쉬는게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을까? 그런 의식과 반대로 발걸음은 앞만 향하고 있다. 그렇게 도착한 린나홀.
방문에만 의미를 둔 린나홀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딱히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다. 그저 좋아하는 영화감독과 작품에 대한 팬심으로 방문하는데 의미를 뒀을 뿐이다. 여기에 한 가지 이유를 덧붙이면 냉전시대의 브루탈리즘 건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
린나홀은 에스토니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시절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위해 지어진 건물이다. 해양 스포츠 경기가 이곳에서 열렸고 이후 콘서트나 정치 행사를 위한 다목적 용도로 쓰였다. 그러나 현재는 폐쇄되어 운영을 하지 않으며 복원과 용도 변경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건물 내부 입장은 불가능 했고 발트해를 볼 수 있는 외부를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물론 이마저도 강추위를 버티지 못해 여유를 갖고 둘러보진 못했다.
벽면은 그래피티 아트로 도배되어 있고 바닥에는 담배꽁초와 빈 술병이 너저분하게 버려져 있다. 영화에서 본 장면을 쫓아 린나홀을 한 바퀴 둘러보며 서둘러 올드타운으로 향했다. 몇 장의 사진과 훗날 유튜브를 위한 영상을 찍고 온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만큼 이날 추위는 견디기 힘든 수준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에스토니아 탈린 린나홀 위치
https://maps.app.goo.gl/PikyRw38ZPPhyQw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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