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하는 남성보다 여성을 더 많이 봐
많은 나라와 도시를 여행했다. 긴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면 한결 같이 "네가 남자니까 가능했던 여행"이라 말한다. 이 말을 들으면 내 경험담을 소개하느라 바빠진다. 무엇이냐 하면 여행 중 혼자 여행을 즐기는 여성을 정말 많이 목격했기 때문으로, 내 경험이 친구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길 희망했다.
혼자 여행을 해본 분들은 공감 하겠지만 해외에서 나와 같이 혼자 여행하는 분을 마주치면 가벼운 인사를 나누는데 어색함이 없다. 누가 먼저 할 것 없이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데, 낯선 타지에서 느끼는 묘한 동질감 때문인지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게 여행 정보도 공유하고 시간이 맞으면 관광지나 명소를 함께 동행하고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내 경험의 특징이라면 위와 같은 인연의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카페나 식당, 기차역이나 공항 그리고 관광지에 있으면 내게 먼저 말을 거는 분을 종종 본다. 한국인뿐이 아닌 다른 나라 여성들까지, 여행의 목적과 동기도 저마다 달랐고 이들의 여행기를 듣는 일은 여행 유튜브 100편을 보는 것보다 더 가치 있었다.
일부로 혼자 여행을 하는 여성만 노리고 말을 거는건 아닌가?라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겠다. 괜히 한마디 덧붙이면, 웬만해서는 절대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이유는 나의 외적 인상이 편하고 부드러운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착하게 생긴 외모와 거리가 멀어 상대에게 부담을 주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깎아 먹는 일은 만들고 싶지 않다.
반면 혼자 여행하는 남성은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 친구와 여행을 하는 젊은 남성 분들은 많이 봤는데 내 친구들은 모두가 기혼이기에 그들의 청춘과 여행을 부럽게 보기도 했다. 어쨌든 경험이 세상만사 정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의 시선으로는 혼자 여행하는 남성보다, 혼자 여행하는 여성을 압도적으로 많이 본건 사실이다.
위험? 예방 가능한 일
혼자 여행을 즐기는 여성분과 대화를 나누면 공통점은 분명 있다. 이는 특이할 것도 없는 상식 수준으로 위험한 상황에 자신을 절대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다.
인적이 드문 밤길을 걷거나, 혼자 클럽이나 펍에 방문해 과음을 하거나, 낯선 사람과 필요 이상으로 늦은 시간까지 함께 있거나, 해당 국가의 종교, 민족, 사회적 특징에 대한 이해도가 없이 튀는 행동을 하거나 등등. 이는 굳이 해외가 아니더라도 한국의 일상에서도 조심해야 할 일이다. 나아가 여성에게만 해당 될 일이 아니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여행자에게 안전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로 구분해 말씀하시는 분도 더러 있는데 나의 반론은, 예를들어 한국의 성범죄와 묻지 마 폭력 같은 뉴스만 접한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은 여행하기에 위험한 나라로 생각이 들 수 있다. 여행에 안전한 나라로 꼽히는 일본도 여행자를 향한 범죄가 분명 발생하는 나라다. 한국인이 자주 찾는 사이판이나 세부 그리고 괌 같은 휴양지는 어떠한가. 마찬가지다.
유튜브만 보면 인도는 여행자에게 최악의 국가로 보일 수 있지만 인도 배냥여행을 계기로 이 나라의 매력에 빠져 매년 방문하는 나의 여자 후배의 사연은 무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여행이 계기가 되어 구르가온을 중심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분도 있고, 라다크를 안방 드나들듯 인도를 방문하는 여성분도 있다.
때로는 여행 중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나쁜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 충분히 예방 가능한 일로 나는 방문을 앞둔 국가와 도시의 최근 뉴스를 번역기를 사용해 검색하고 정보를 얻기도 한다. 현지의 정치와 사회 분위기, 그리고 여행자에 대한 인식과 최근의 범죄를 미리 알고 주의사항을 챙기는 것이다.
혼자 여행을 하는 여성분께 여행의 위험요소는 큰 이슈도 아니었다. 오히려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말을 하시는데 사실 이게 진짜 팩트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데 익숙한 분이라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심심함과 무료함에 곧잘 지친다. 물론 이 또한 나는 긍정으로 본다. 진짜 내 모습을 알아가는 과정도 여행에서 얻는 소득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혼자 하는 여행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혼자하는 여행을 꿈꾸면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먼저 연습을 하시라고 추천드린다. 한국에 들어와 기괴하게 변질된 파티를 겸한 게스트 하우스 따위 말고, 제대로 된 호텔을 스스로 예약해보고 호텔에서 관광지나 명소를 대중교통을 이용해 혼자 찾아가고, 혼자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까지. 이곳은 한국이 아니라 외국이란 시뮬레이션으로.
위 경험 후에 해외여행 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
아무쪼록 즐겁고 안전한 여행이 되시길 희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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