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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피디 세계여행/유럽여행기

인도를 가려다가 왠 핀란드?!

by 체피디 2024. 5. 14.

나의 인도인 친구 Srivastwa

인도 여행 준비, 유튜브 대신 책

예스24의 전자책 리더기인 '크레마'를 애용하는데 1년 구독으로 책을 무제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인도'에 대한 검색결과 책을 모조리 다운로드 받았다. <인도 100문 100답, 이광수 저>, <이야기 인도사, 김형준 저>, <인도 이야기, 마이클 우드 저> 등.. 그렇게 독서를 하며 정보도 얻고 인도에 대한 감을 익혀갔다. 

 

앞서 말했듯 유튜브로 인도여행 정보를 얻는건 일찌감치 포기했다. 무엇을 조심해야 할지는 익히 들어 알고 있고, 그 이유라면 비단 인도뿐이 아닌 어느 나라를 방문하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튜버의 현지인을 대하는 태도와 투정이 아무리 정당한 이유라고 한들 계속 듣고 보고 있자니 짜증이 내게도 전염이 되는 기분이 든다. 

 

'인도여행을 그리며' 네이버 카페의 글도 큰 도움이 됐다. 카페에 가입해 회원들의 글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일은 나름의 즐거움이었다. 

 

돌이켜 생각하면 여행을 앞두고 사전 공부를 풍부하게 하는 것도 내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인데, 보통은 공항에서 숙소까지 이동 방법만 메모하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직접 경험하며 알아갔다. 그쪽이 더 재밌으니까. 하지만 인도는 난이도가 있다고 판단해 책도 읽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 했다. 

 

아무튼 정보 수집은 그만하고 비자부터 서두른다. 인도에 입국하려면 비자가 필요한데, 비자를 준비한 건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중국의 경우 대행사를 통해 처리 했지만 인도는 경험을 위해 직접 비자를 신청하고 싶었다. 그렇게 필수입력 항목을 번역기를 이용하며 작성하는데 출입국 정보를 남기는 항목에서 손이 멈춘다.

 

이때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비자 발급에 이어 항공권을 구매할 시기가 온 것으로, 이미 여행의 절반은 한 기분이 든다. 이 과정이 끝나면 나는 한가롭게 짐을 꾸리고 환전 등의 일만 신경쓰면 된다. 그러나 항공권을 알아보는 과정이 향후 내 인생에 매우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킨 일생일대의 사건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서도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행동은 종잡을 수 없는 이해불가다.

 

대책없는 남자의 몽타주

인도를 가려다가 왠 핀란드?! 무계획, 무대책 나의 삶

뉴델리행 항공권 구입을 위해 스카이스캐너를 찾았다. 그러나 나의 최근 검색 때문인지 뉴델리가 아닌 '헬싱키'로 기본 세팅이 되어 있었다. 코로나 시대가 끝나고 다시 하늘길이 열린 지 얼마 되지 않던 시기로, 아마도 별생각 없이 유럽까지 가는 비용은 얼마 인지 감을 잡고자 핀란드를 검색한 모양이다. 다시 뉴델리로 검색해야 하는데, 문득 핀란드 헬싱키행 항공권이 얼마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검색 결과에 자꾸 눈이 고정된다. 뉴델리 항공권을 알아본다면서 헬싱키행 항공권만 쳐다본다. 마치 신의 음성이라도 들리듯, "이 겨울에 북유럽을 방문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래 내가 핀란드 헤비메탈 밴드의 오랜 팬이기도 하지", "곧 크리스마스니, 산타의 고향 핀란드를 가는 것도 의미는 있을 거야", "순록고기가 맛있다지?" 

 

그리고 새벽.

신용카드를 꺼내 인천에서 출발해 카타르 도하를 경유, 핀란드 헬싱키까지 가는 카타르항공의 항공권을 결제한다. 장담하건대 이 과정이 모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더군다나 편도로, 거기에 5일 후 출발. 세상에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건지 모르겠다. 메모 앱에 '인도여행' 폴더가 더는 필요 없게 됐다.

 

유럽. 남들에 비해 큰 관심이 없다. 이 대륙은 그저 안락하고 편한 느낌이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배낭을 메고 낯설고 거친 나라를 모험하는 게 나의 취향이다. 유럽은 결혼하게 되면 아내와 찾는 관광지 정도로 생각해 왔다. 덧붙여 역사를 좋아하기에 이것도 큰 영향을 끼쳤는데, 유럽 역사는 알면 알수록 깨는 부분이 많다. 약탈과 침략의 정당화 그리고 유럽중심주의. 어릴 때부터 유럽을 재수 없는 곳으로 비아냥거리기도 했던 내가 도대체 무슨 의식의 흐름으로 핀란드 헬싱키행 항공권을 결제한 것인가!!

 

다시 복기해보자. 

퇴사 뒤 여행이 필요했고, 여행지를 찾다가 인도를 택했으며, 그렇게 비자와 항공권 결제를 앞두고 있는데, 난데없이 핀란드?! 아니 그건 그렇고 왜 편도로 끊고, 준비 기간으로 짧은 5일 후 출발하는 걸 결제한거지?!

 

남은 기간 동안 내 여정에 충격 받은 지인들의 부름에 술만 마시다가 아무런 준비도 못하고 핀란드로 떠나게 된다.

 

곧 타게 될 카타르 항공 인천 to 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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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 나홀로 12월 유럽 여행 시작

전편 요약인도를 가려다, 핀란드 헬싱키행 항공권을 끊는다. 남은 시간은 5일 뿐, 더군다나 편도. 앞으로 내 운명은?! 여행 준비는 안 하고, 술만 마시며 보낸 시간그간 술만 마셨다. 인도에 가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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